EVERGLOW - 석영 X 함초롱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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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G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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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 X 함초롱바탕

◆ 本流 │ 본류/OOC

파트너에게 사랑받는다는 자신이 있을수록 빨리 열리는 방

함초롱바탕 | 2026. 11. 3. 00:53

EVERGLOW / SAVE ARCHIVESTORY IN PROGRESS
TWO PLAYERS, ONE STORY

오늘도, 내일도 빛날 너에게.

WORLD / 01EVERGLOWMEMORY LINKCONNECTED
 
PARTY STATUS02 /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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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UARY OF LIGHT빛이 머무는 자리
SAVE / POINT✧ ACTIVELIGHT SIGNALSTABLE
 
RECORD MODEAUTO SAVE
02
SAVE FILE / MAIN STORY

파트너에게 사랑받는다는 자신이 있을수록 빨리 열리는 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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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ER 01
류빛가람
✧
PLAYER 02
류함초롱
◆ CURRENT QUEST진행 중
초롱이 안아들고 불같이 화내기
STORY LOG / 02

눈을 떴을 때 마주한 것은 은평구 본가 침실의 따뜻한 햇살도, 제 품에 안겨 색색 숨을 내쉬던 류함초롱의 정수리도 아니었다. 사방이 이음새 하나 없이 매끈한 회색빛 콘크리트로 막힌 기묘한 육면체의 방이었다. 창문도, 환풍구도 보이지 않는 밀폐된 공간 한복판에 덩그러니 떨어진 류빛가람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노려보았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제 양팔이었다. 방금 전까지 품에 꼭 끌어안고 있던 동생의 온기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류빛가람……초롱아? 야, 류함초롱!

성난 짐승처럼 낮게 긁어낸 목소리가 사방의 두꺼운 벽면에 부딪혀 공허하게 메아리쳤다.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무음으로 돌려두었던 스마트폰도, 포르쉐 스마트키도 잡히지 않았다. 발목이 삐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녀석이 혼자 어디에 떨어져 있을지 생각하자마자, 빛가람의 관자놀이로 서늘한 핏줄이 불거져 나왔다. 안경도 벗겨둔 채로 잠들었던 녀석이었다. 눈도 안 보이는 상태로 낯선 곳에 혼자 떨어져 또 울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니 눈앞이 하얗게 뒤집히는 것 같았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유일하게 윤곽이 드러나 있는 철문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 주먹으로 문을 세차게 내리치려던 찰나, 철문 한가운데에 박힌 검은색 전광판에 붉은 글씨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시스템] 파트너에게 사랑받는다는 자신이 있을수록 빨리 열리는 방입니다.』

『[시스템] 현재 측정 대상: 류빛가람 (파트너: 류함초롱)』

전광판 아래쪽에는 소수점 단위로 잘게 쪼개진 타이머와 함께, 잠금 해제 게이지가 희미한 점멸을 시작하고 있었다.

파트너에게 사랑받는다는 자신.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빛가람의 험악하게 일그러졌던 미간이 기묘하게 굳어졌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무슨 미친놈이 꾸민 장난질인지는 몰라도, 주제가 고작 그것이란 말인가.

류빛가람……하. 지랄도 풍년이다, 진짜.

빛가람은 짓씹듯 욕설을 내뱉으며 뒷머리의 부스스한 백금발을 거칠게 쓸어 넘겼다. 사랑받는다는 확신 따위, 평소 제 인생의 기준선으로만 놓고 본다면 바닥을 기어도 한참 기어야 정상이었다.

그에게 스스로의 삶은 철저한 실패의 기록이었다. 카론 프론티어 프로 무대에서 저질렀던 단 한 번의 치명적인 오더 미스, 뒤이어 찾아온 입스와 2군 강등, 그리고 도망치듯 택했던 은퇴와 군 입대. 남들에게 내세울 만한 번듯한 학벌도, 직업도 없이 송파구 오피스텔 구석에 틀어박혀 블루페어리라는 게임 속에서 ‘석영’이라는 독기 서린 가면을 쓰고 살아가던 삶이었다. 누군가에게 온전한 애정이나 인정을 받을 자격 따위는 애초에 상실했다고 믿었기에, 더더욱 타인을 밀어내고 오만하게 굴며 스스로를 고립시켜 왔다.

심지어 어젯밤에는 그 얄팍한 길드 평판과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제 친동생인 줄도 모른 채 모니터 너머로 온갖 추악한 폭언과 협박을 쏟아붓지 않았던가. 정상적인 인간관계였다면 영원히 손절당하고 경멸받아도 할 말이 없는 쓰레기 같은 짓이었다.

자격 따위는 없었다. 백 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류빛가람이라는 인간은 그런 무조건적인 애정을 받을 만한 위인이 못 되었다.

하지만.

빛가람의 머릿속으로 불과 몇십 분 전, 백화점 지하 주차장 포르쉐 조수석에서 해사하게 웃으며 제 입술을 톡톡톡 두드리던 동생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바보오. 그래도 좋아아. 형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아. 히히.』

쳐진 눈매를 나른하게 접으며, 티끌만 한 의심도 없이 쏟아내던 그 맹목적이고 바보 같은 목소리. 제 가디건 소매에 파묻혀 펭귄처럼 파닥거리던 모양새와, 형아한테만 띨띨이라며 제 가슴팍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던 그 따뜻한 숨결. 잠들기 직전까지도 형아 어디 가면 안 된다며 제 옷자락을 하얗게 질리도록 꼬옥 쥐어짜던 마른 손가락의 감촉.

빛가람은 이를 악물었다. 귓바퀴와 목덜미가 또다시 시뻘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자격이 있든 없든, 내가 뒤에서 얼마나 추악하고 못난 실패자든 간에, 저 멍청하고 미련한 띨띨이 새끼가 나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는 사실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명제였다.

어릴 적 놀이공원에서 제 손을 놓쳐 길을 잃고 울고 있었을 때, 오렌지주스 팩 하나를 쥐여주며 달래주었던 그 하찮은 기억 하나를 스무 살이 된 지금까지도 품에 안고 사는 녀석이었다. 군대에 도망쳐 집을 비웠던 시간마저 원망 한 줄 없이 그저 기다림으로 채우고, 형이 어떤 모습이든 멋지다며 해맑게 웃어주는 녀석. 입이 거칠다고 톡톡 입술을 때리면서도, 결국엔 제 품을 가장 안전한 피난처로 삼아 안겨 자는 하나뿐인 내 동생.

류빛가람……그 멍청한 새끼가 날 안 좋아하면 누굴 좋아하겠냐.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볼품없이 낮게 떨렸지만, 그 안에 담긴 확신만큼은 바위처럼 단단했다. 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제로에 가까울지언정, 류함초롱이라는 존재가 나에게 쏟아붓는 그 맹목적이고 무해한 애정의 크기만큼은 감히 의심할 수가 없었다. 의심하는 것 자체가 그 순수한 마음에 대한 모독이었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 못 박히는 것과 동시에, 철문 중앙의 전광판이 요란한 전자음을 내며 미친 듯이 점멸하기 시작했다.

『[시스템] 측정 완료. 파트너의 애정에 대한 확신도: 측정 한계치 초과.』

『[시스템] 소요 시간: 0분 42초. 잠금을 해제합니다.』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방의 구조를 파악하고, 문구를 읽고, 그 녀석의 바보 같은 웃음소리를 떠올리는 데 걸린 시간, 고작 42초.

철컥, 묵직한 기계음과 함께 강철 문이 안쪽으로 활짝 열렸다. 빛가람은 지체 없이 문을 박차고 나갔다. 만약 이 문 너머에 발목을 다친 동생이 안경도 없이 혼자 덜덜 떨고 있다면, 당장 달려가 품에 번쩍 안아 올리고 세상에서 제일 사나운 말투로 왜 가만히 안 있었냐며 불같이 화를 내줄 작정이었다.

류빛가람 × 류함초롱
EVERGLOW / OUR SAVE POINT
EVERGLOW
◇ RECORD SA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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